근무하는 클리닉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호소하는 증상 중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피부 소양증. 피부가 가렵다고 오는 환자들이다. 지금까지는 수풀에 자주 접촉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증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여기의 빨래 방식이나 목욕 방식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특히 요즘처럼 무척 가물어 물이 없는 상황에서 더더욱 그렇다. 물이 넉넉치 않기 때문에 큰 대야에 물을 받아 세제를 풀어두고 하루 정도 빨래를 담아둔다. 이렇게 하루 정도 담아둔 빨래를 헹구지 않은채 그냥 꼭 짜서 그대로 햇볕에 말린다. 세제가 그대로 남아있으니 접촉성 피부염 같은 것이 쉽게 나타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목욕, 특히 아이들 목욕 방식도 그렇다고 한다. 배수 시설이 따로 없기 때문에 집에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물을 닦는것이 가장 흔한 목욕 방식이다. 아기 들의 경우에는 비누로 몸을 한번 문지른 다음 물에 적신 수건으로 비누기만 닦아낸다고 한다. 아기들은 자기자신이 몸을 닦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누를 완전히 몸에서 닦아내기 힘들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포대기에 안고 다닐 정도의 어린 아이들은 무척 덥게 키우는 경향이 있는데, 무척 더운 날에도 아이를 담요로 둘둘 싸매고 다닌 다. 때문에 클리닉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땀에 푹 젖어 있다. 여러가지로 피부염이 나타나기 쉬운 상황들이다.

건기가 아닌 계절에는 빨래를 짜서 밖에 널어둔채 비에 젖은채 말랐다 마르는 것을 반복하는 방법을 세탁 대신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옷이 상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옷이 삭아서 여기저기 찢어지고 햇볕에 노출되는 신체부위 가 늘어나니 그만큼 피부염이나 피부암 발병률도 올라간다. 전에 뉴스에서 빨지 않고 입어도 되는 옷이 개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행자들을 위해 개발된 옷이라지만, 이런 지역에도 필요한 기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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