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에게 뇌종양은 백혈병 다음으로 흔한 암이다. 뇌종양은 성인 다발암에 들어있지 않지만, 소아청소년에는 다발암 2위에 랭크돼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국내 전체 소아암의 약 11%를 소아 뇌종양이 차지하고 있다. 흔히 뇌종양이라고 하면 예후가 굉장히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특히 성인 뇌종양과 비교했을 때 소아 뇌종양의 치료성적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앞으로 더 발전할 여지도 충분하다. 60~70종에 달하는 소아 뇌종양은 하나하나 따지면 모두 희귀 고형암인데, 정밀의료의 발전과 더불어 이
4월 17일은 세계혈우연맹(WFH)이 지난 1989년 제정한 ‘세계 혈우인의 날’이다. 세계혈우연맹은 출혈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슬로건을 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의 슬로건은 ‘모든 이에게 공평한 기회: 모든 출혈질환에 대해 알기’로, 출혈성 질환이 있는 모든 사람이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국내에서는 지난 1994년 혈우병 환자들의 어머니들이 만든 한마음회가 혈우병 관련 환자단체의 시초로 청년단체인 고리회를 거쳐 현재는 한국코헴회라는 이름으로 혈우병에 대한 사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은 1930년대 미국 뉴욕 양키즈의 유명 야구선수 루 게릭이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이 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루게릭병으로 더 흔히 명명되는 희귀질환이다. 신경퇴행성질환인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망가지면서 근육을 위축시켜 몸을 굳게 만드는 수많은 '운동신경질환(운동신경원병)' 중 진행 속도가 제일 빠르며 예후도 가장 좋지 않다. 루게릭병은 아주 복잡한 질환이기도 하다. 뇌가 속한 '상부 운동신경세포'와 더불어 척수 아래 '하부
두통은 아주 흔하게 우리 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래서 두통을 적극적 대처가 필요한 병으로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두통은 종류가 꽤 많고 양상도 굉장히 다양하며 사람마다 통증 역치마저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두통이건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복용하고 한숨 자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런 방법으로 해결되는 두통도 있지만 해결되지 않는 두통도 많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통제 복용량을 계속 늘려가며 고통을 견디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두통 중에는 두통 자체가 병인 편두통, 군발두통 같은 난치성두통이 상당수 포함
우리 몸에서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에 깊히 간여하는 '담즙'은 장간순환(Enterohepatic Circulation)을 한다. 간에서 만들어져 장으로 이동한 담즙은 재흡수 과정을 거쳐 다시 간으로 돌아오기를 우리 몸에서 '혈액순환'처럼 반복한다. 그런데 유전자 돌연변이 탓에 담즙 배출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문제가 생겨 장간순환이 막히는 일이 아주 희귀하게 생기기도 한다. ABCB11, ABCB4 등의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간에 담즙이 정체돼 간을 망가뜨리는 유전성희귀질환인 진행성가족성간내담즙정체증(Progressive Famil
행복한 신혼생활에 부러울 것 없던 현수와 수진. 어느 날부터 옆에 잠든 남편 현수가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그날 이후 잠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현수. 하지만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매일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 때문에 현수도, 수진도 잠들지 못하는 날이 늘어만 갔다. 치료도 받아보지만 현수의 수면 중 이상 행동은 점점 더 위험해져 가고 수진은 곧 태어날 아이까지 위험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갖은 노력을 다해보는데….고 이선균, 정유미 배우가 주연한 영화 ‘잠’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은 뇌, 척수, 시신경 등 우리 몸 전체에 깔린 신경섬유 속살인 '축삭'을 둘러싼 피막 '수초'가 자가면역세포에 의해 손상되며 나타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겉질인 수초가 손상되면 축삭이 바깥에 노출되면서 신경섬유를 통한 신경계 정보 전달에 문제가 초래되는데, 수초 손상 부위가 어디이고 얼만큼 손상됐냐에 따라 다발성경화증 환우의 증상은 그야말로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특히 다발성경화증은 발병 뒤 치료를 지속해도 재발과 완화가 반복되는 특징을 보이는데, 재발할수록 기존 장애가 더 심해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 DLBCL)은 70여종에 달하는 전체 림프종 가운데 약 30%를 차지할만큼 국내 가장 흔한 림프암으로 꼽힌다. 매년 약 2,000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는 DLBCL의 완치율은 60~70%로 결코 낮지 않지만 치료전략을 세분화하면 지금보다 더 높은 완치율을 거둘 수 있으리라 전망되는 혈액암이다.DLBCL은 현재 1차치료만으로 완치률이 약 60%에 이른다. 하지만 1차치료에 재발·불응 시 완치율이 크게 떨어져 이후에 구제할 수 있는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D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은 우리 몸속 신경이 손상되면서 극심한 형태의 만성 '신경병성 통증'을 초래하는 원인불명의 희귀질환이다. 불에 타는 것 같거나 칼로 베이는 것 같거나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극렬한 양상의 통증이 신경병성 통증인데, CRPS 환우는 어느 날 느닷없이 이같은 신경병성 통증이 찾아와 끔찍한 고통 속에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CRPS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흔히 삐거나 수술받은 상처 부위에 극렬한 통증이 나타나며 시작된다. '손상 정도에
확장성 심근병증(Dilated Cardiomyopathy, DCM)은 폐에서 산소샤워를 마치고 나온 신선한 혈액을 심장 밖으로 뿜어내는 심장의 핵심부 '좌심실'(심장의 4개 방 중 하나) 근육이 축 늘어지는 심장병이다. 좌심실 근육이 얇아지면서 힘없이 처질수록 좌심실 공간이 넓어져 '확장성'이라는 말이 붙었고, 이로 인해 심장근육 '심근'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병이어서 '심근병증'이라 부른다. 탄력을 잃은 좌심실 근육은 이전처럼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양만큼 혈액을 심장 밖으로 힘껏 뿜어내지 못한다. 이런 탓에 좌심실에는 심
폼페병은 국내 진단과 치료 시스템이 모두 구축된, 몇 안 되는 유전성희귀질환이다. 당덩어리 '글리코겐'을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당'으로 분해하는 효소 'GAA(acid α-glucosidase)'가 부족하거나 결핍돼 근육세포 내 소기관(리소좀)에 글리코겐이 축적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근육 손상이 유발되는 '진행성 신경근육질환' 폼페병 환우가 조기 진단을 통해 빠르게 치료만 하면 큰 문제 없이 살 수 있는 것이다.문제는 폼페병 진단이 조기에 이뤄지기 힘든 현실이다. 폼페병은 4만~5만명 당 1명 꼴의 발생률을 보이는
당원병(Glycogen Storage Disease, GSD)은 우리 몸속 당저장물 '글리코겐'을 정작 필요할 때 포도당으로 분해시키지 못하는 유전성희귀질환이다. 음식 섭취로 우리 몸에 포도당이 필요 이상 많아지면 포도당이 간과 근육 등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은 되는데, 혈당이 떨어져도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바꾸지 못한다. 국내 약 250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당원병'의 원인은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전환하는데 관여하는 '효소' 결핍 탓인데, 이 효소 결핍이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먼저 글리코겐이 당으로 분해되
한국인 10만명 당 15명 꼴의 유병률이 예견되는 '기면병'은 오해가 많은 희귀질환이다. 뇌에서 분비하는 각성호르몬인 히포크레틴이 부족해 초래되는 '뇌질환'이라는 인식이 낮은 것만이 다가 아니다. 갑자기 힘이 빠지며 쓰러지는 '탈력발작' 증상이 모든 기면병 환우에게 100% 나타나는 것이 아닌데도 이 증상이 없으면 기면병이 아니라는 오해가 만연하다. 기면병에서 탈력발작은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많이 알려진 것처럼 전신 근육에 힘이 빠지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더 흔하게는 턱이나 어깨, 무릎, 팔 등 일부 근육에만 힘이 빠지는
소아희귀안질환은 무수히 많다. 영아성백내장, 망막층간분리, 가족성삼출성유리체망막병증(Familial Exudative Vitreo-Retinopathy, FEVR)을 비롯해 망막모세포종 같은 희귀암까지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 더구나 소아희귀안질환 범주에 있는 것은 확실히 맞지만, 정확한 진단명을 찾지 못할 때도 상당히 많다. 소아희귀안질환은 다른 희귀질환처럼 크게 유전성질환과 비유전성질환으로 나눌 수 있는데, 유전성질환으로 의심될 때도 60% 이상이 원인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소아희귀안질환은
독일이나 말레이시아로 해외원정치료를 다니던 암 환자들이 의료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내에서 '동일한 암치료'를 받기 위해 한 뜻으로 뭉쳐서 차세대 항암신약이라 불리는 방사성의약품 루타테라의 도입부터 급여까지 꾸준히 목소리를 내 국내 새로운 암치료환경을 만든 '희귀암'이 있다. 바로 신경내분비종양이다. 신경내분비종양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계' 세포에 생기는 희귀암이다. 대장부터 위, 소장, 맹장, 폐, 흉선, 췌장 등등 우리 몸에 내분비계 세포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 신경내분비종양이 생길 수 있으며, 국내에는 이 가운데 위장관계 신경
기면병은 슬립 어택(sleep attack, 수면발작)이 특징인 희귀뇌질환이다. 기면병이 있으면 낮에 깨어있다 아무 예고 없이 한순간 훅 잠에 빠져드는데, 그 원인은 뇌 시상하부에서 분비하는 일종의 각성호르몬인 흥분성 펩티드호르몬 '히포크레틴'의 낮은 수치에 있다. 췌장에서 혈당을 낮춰주는 호르몬 인슐린이 부족해 초래되는 당뇨병처럼, 각성호르몬인 히포크레틴 부족으로 깨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뇌질환이 기면병인 것이다. 국내 기면병 환자는 인구 10만명 당 15명 꼴로 약 7,500명이 있을 것으로 예견되지만, 실제 기면병
엘러스-단로스증후군(Ehlers Danlos Syndrome)은 우리 몸의 주요 구성성분인 '콜라겐'의 결함을 초래하는 유전성희귀질환이다. 인구 5,000명에서 1만명 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이 병은 관절, 피부, 혈관을 비롯해 위장관계, 호흡기계, 내분비계와 눈, 치아, 손발톱 등 인체 곳곳에 존재하는 단단한 섬유성 단백질인 콜라겐 부족 사태를 초래하기 때문에 각종 건강문제를 유발한다. 먼저 뼈와 뼈 사이를 잇는 '관절의 콜라겐 부족'은 기이할 만큼의 과유연한 관절 특성을 보이며 관절이 뼈에 단단히 붙어있지 않아 흔히 탈구를 초래
숨쉬는 통로가 되고 음식을 먹고 말하는데 중요한 역활을 하는 입술, 혀, 인두, 후두 등에 생기는 '두경부암'은 인체 컨트롤러인 뇌에 근접해 수많은 신경과 혈관이 밀집해있어 수술로 제거하기 쉽지 않고, 수술로 암을 제거해도 호흡, 영양, 의사소통과 같이 인간만사(人間萬事)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 흔히 기능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에 과거엔 수술을 포기하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주로 해왔다. 두경부암 치료 컨셉은 최근 15년새 확 달라졌다. 글로벌에서 두경부암 권위자로 꼽히는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대한이비인후과학회
태어날 때부터 눈의 각막, 홍체, 수정체, 맥락막, 망막, 신경 등에 한 개 이상의 문제를 지니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있다. 모두 선천성희귀안질환이라는 이름으로 묶이는데, 여기에는 선천성백내장, 선천성레베르흑암시, 가족성삼출성유리체망막병증(Familial Exudative Vitreo-Retinopathy, FEVR) 등 수많은 세부 선천성희귀안질환이 있다. 대부분의 선천성희귀안질환은 현재 치료법이 없다. 때문에 상당수 선천성희귀안질환 환우는 최대 교정시력 0.1 아래인 법적 실명 상태로 악화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때론 선천성희귀
골연골종증(Osteochondromatosis)은 골연골종이라 불리는 양성 골종양이 온몸 어디든 2개 이상 생기는 유전성희귀질환이다. 인구 5만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는 골연골종증은 양성종양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생명에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성장판이 열려있는 기간 반복적으로 연골 내 골화(骨化)를 초래하면서 성장장애, 신경마비, 탈골 등 각종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초등학교에 입학 시기부터는 정기적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성장판이 닫힌 뒤 보통 골연골종증은 더 심화되지 않는 온순한 특성을 보여서 성인이 되면 정기적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