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OS가 알려주는 비뇨기암의 모든 것]
중앙대 광명병원 비뇨의학과 최중원 교수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등 비뇨기계 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비뇨기계 종양의 경우 로봇수술 도입 이후 수술 성적이 좋은데다 양성자 및 중입자 치료기의 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료환경이 좋은 편이다. 더욱이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등 효과 좋은 항암제들이 나오고 있어 진행성 비뇨기종양의 경우에도 좋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만 하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대한비뇨기종양학회와 <KUOS가 알려주는 비뇨기암의 모든 것>이라는 연재를 통해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등에 대한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예정이다. <편집자주>

신장암은 우리나라 10대 암으로, 신세포암이 92%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암의 약 15%는 전이된 상태로 발견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전이가 있는 4기 신장암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보다는 면역치료제 등 전신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4기 신장암 환자에서도 원발 종양을 제거하는 종양축소 신장절제술이 이득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종양축소 신장절제술은 신장암의 치료제가 변화함에 따라 각 시기별로 환자여명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 안된다는 보고가 혼재되어 계속 논의 및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먼저 알아둘 것은 International Metastatic RCC Database Consortium(IMDC)에서는 전이성 신장암의 위험도를 선호위험, 중간위험, 고위험 세 군으로 나누는데, 그에 따라 환자 기대여명에 많은 차이가 있게 된다(2015년 자료기준 35.3개월, 16.6개월, 5.4개월). 이 기준은 2011년에 처음 발표됐으나 현재도 꾸준하게 사용되고 있다.

신장암의 전신치료제로는 우선 2004년까지의 IL-2 또는 IFN- α와 같은 면역치료제 시대(cytokine era)가 있었다. 이 시기에 시행된 무작위 임상 시험에서 종양축소 신장절제술과 IFN-α 병합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약제만 쓴 것에 비해 더 길게 보고됐다(병합치료 13.6개월 vs 단독치료 7.8개월). 비슷한 시기에 시행된 후향적 연구에서 종양감축 신절제술의 효과는 폐 단독 전이, IMDC 기준 선호위험 및 전신 상태가 좋은 환자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현재는 이러한 cytokine 치료제는 사용되지 않는다.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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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약 12년간은 표적치료제(targeted therapy)의 시대였다. 이러한 표적치료제는 보통 신장암 세포에 신생혈관이 생기는 것을 막아 종양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 시기에 발표된 연구들은 전이성 신장암 환자에서 종양축소 신장절제술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18년에 보고된 CARMENA 3상 연구결과에서 대표적인 표적치료제인 sunitinib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종양축소 신절제술과 sunitinib 복합치료를 받은 것과 비교하여 오히려 전체생존기간이 더 길다는 보고가 되어 큰 이슈가 됐다(단독치료 18.4개월 vs 병합치료 13.9개월).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종양축소 신장절제술을 시행하지 않는 다수의 고위험 환자(44%)가 포함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후 2018년도에 이필리무맙/니볼루맙 등 면역치료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ICI)가 대두되고 미국 FDA 승인을 받기 시작했고, 면역치료제 탄생에 일조한 제임스 P. 앨리슨 미국 텍사스주립대 앤더슨 암센터 교수와 혼조 다스쿠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가 2018년 노벨생리학상을 공동 수상함으로써 이러한 치료제의 발전은 급격하게 이뤄졌다. 

면역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종양축소 신장절제술의 역할을 규정하는 전향적 자료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대규모 전향적 연구(NORDIC-SUN, PROBE 연구)는 대개 2020~2021년에 모집을 시작했고, 2026~2033년에 1차결과 보고를 목표로 하고 있어 확실한 결과는 아직 기다려 봐야 한다.

그러나 2023년도에 후향적 연구이지만 면역치료를 받은 437명에 대한 보고가 있었는데, 종양축소 신절제술을 하는 것이 많은 전체생존기간의 이득(54개월 vs 22개월)이 보고된 바 있어 표적치료 시대와는 다른 고무적인 전향적 연구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우선 현재까지의 정보를 요약해 보면, 종양축소 신장절제술은 선호되는 - 또는 1개까지의 위험을 가진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권장된다. 전신상태가 좋고, 수술 시 종양의 대부분(80% 또는 90%, 정확한 기준은 없음)을 제거할 수 있는 전이성 투명세포 신장암 환자에게 즉각적인 - 혹은 지연성 종양감축 신적출술을 제안할 수 있다. 면역치료 시대에 종양축소 신절제술의 역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전향적 대규모 연구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방사선치료와 관련해서 신장암은 방사선치료 저항성이 있는 대표적인 암이다. 예전 연구, 즉 1980~90년대 연구에서 신장암 치료로 방사선치료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많이 발표되어 현재 방사선치료는 신장암의 표준치료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고 나오는 연구도 적다. 주로 뼈로 전이된 부분의 통증완화 목적 정도로 시행되고 있다.

다만 2022년도에 소수전이 신장암(전이부위 3개 이하)에서 전이부위에 체부정위 방사선치료(stereotactic ablative radiotherapy)를 시행했을 때, 1년 후 면역치료 등 전신치료를 중지하는 경우가 91%로 높게 보고되어, 향후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분야로 생각된다. 

중앙대광명병원 최중원 교수

최중원 교수는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에서 수련했으며,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강사를 마친 후 현재 중앙대광명병원 조교수로 신장암, 전립선암, 방광암과 같은 비뇨기암 종양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현재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진료지침위원, 대한전립선학회 간행위원,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 로봇수술연구위원, 진료지침위원 등을 맡고 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신장암에 대해 연구하는 신암연구회 위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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