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치과병원 치주과 김현 전문의에게 듣는 잇몸치료의 중요성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에서도 첫손에 꼽혔다. 이가 튼튼해야 무엇이든 잘 먹고, 편안하게 잘 수 있다. ‘건강한 치아 관리는 연초 새해 결심 목록에 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봄에는 치과를 찾아 스케일링할 결심도 한다.

2017년부터 만 19세 이상 연 1회 스케일링은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됐다. 스케일링을 받으러 치과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고, 스케일링은 대중들에게 더 친숙한 치과 치료로 자리를 잡았다.

스케일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구강검진도 함께 하면서 잇몸병을 비롯한 치과질환을 더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편 치과의사에게 스케일링에 대한 후속 치료로 잇몸치료가 필요하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잇몸치료는 스케일링에 비해 아직 낯설고, 겁부터 나기도 한다. 선치과병원 치주과 김현 전문의에게 잇몸치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Q1. 잇몸치료, 꼭 필요한가?

우선 잇몸치료 목적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치주염은 잇몸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 세균이 잇몸뼈와 같이 단단하게 치아를 지지해주는 조직(치주조직)을 녹이면서 잇몸을 붓고 피나고 아프게 만들고 결국에는 치아를 상실하게 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잇몸치료의 목적은 염증의 원인인 잇몸 속 세균을 잘 제거하는 것이다. 스케일링과 잇몸치료는 모두 이러한 세균 덩어리인 치태치석을 제거한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다. 다만 잇몸병이 많이 진행한 경우 세균이 치주낭이라고 하는 치아와 잇몸 사이 틈을 녹이면서 더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게 된다.

치태와 치석이 치주낭 얕은 부분에만 존재하면서 염증을 나타내는 단계인 치은염은 스케일링만으로 세균이 제거될 수 있다. 이에 비해 치주염으로 잇몸뼈를 녹이면서 깊이 들어갔으면 스케일링으로는 세균 덩어리가 다 제거가 되지 않아 잇몸치료를 해야 한다.

Q2. 잇몸치료는 어떻게 하나?

잇몸 아래 좁고 깊은 곳에 있는 세균 덩어리들을 제거하려면 스케일링할 때보다 더 길고 작은 치과기구를 잇몸 안으로 삽입해야 한다. 보통 마취로 진행하는 편이다. ‘큐렛이라고 하는 예리한 칼날을 잇몸 틈으로 넣어 치주염의 원인인 치태치석과 함께 병원성 미생물로 오염된 얇은 치아뿌리 표면을 긁어준다. 이를 치근활택술이라고 한다.

예전 치주학에서는 잇몸 주변에 감염된 염증성 조직을 함께 제거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치은연하소파술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감염된 치주조직도 원인이 잘 제거된다면 치유되는 것으로 알려져 주로 치근활택술의 개념으로 시행되고 있다. 치근활택술 성공 여부는 치과의사가 얼마나 치아 뿌리 표면에 붙어있는 염증 원인을 잘 긁어 제거하느냐에 있다.

치아 뿌리 구조는 매우 굴곡진 형태다. 큰 어금니는 뿌리가 2~3개고, 모양도 다양하다. 이러한 복잡한 구조들은 잇몸으로 덮혀 있고, 보이지도 않아 기구가 들어가지 않는 틈도 존재한다. 심한 치주염 환자분들은 가까운 치주과를 찾아 전문적인 잇몸치료를 받으시기를 권장한다.

Q3. 잇몸치료말고 잇몸약만으로 치료할 수 없나?

잇몸에서 세균이 쌓이고 제거되는 과정을 설명할 때 화장실 청소로 비유한다. 청소할 때 세제만 뿌려서는 미끌미끌한 세균막이 제거되지 않는다. 반드시 뻣뻣한 솔이나 단단한 도구로 기계적인 힘을 가해 제거해야만 깨끗하게 세균들을 제거할 수 있다.

세균들이 살아남기 위해 집락을 만들고, 보호물질로 스스로를 둘러싸고 표면에 단단히 부착된 형태인 세균막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로 치아에서도 반드시 기계적으로 긁어서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4. 잇몸치료받고 찬물을 마시면 이가 시리다. 원인은?

병적으로 오염된 치아 뿌리 표면을 긁어내는 치료인 잇몸치료를 받고 나면 시린 증상이 일시적으로 생길 수 있 다. 오염된 치아 뿌리 표면과 부착된 치석이 제거되면서 치아가 과민해질 수 있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증상은 보통 일시적으로,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가급적 차가운 음식은 피하시라고 설명드리고 있다.

Q5. 스케일링하고 잇몸이 더 부을 수 있나?

잇몸 안쪽에 세균 덩어리가 많이 존재하면 스케일링 직후 세균들이 주변 조직으로 퍼지면서 일시적으로 치료 전보다 오히려 부을 수 있다. 또 스케일링을 통해 얕은 치석만 제거된 상태가 지속하면, 깊이 있는 잔존 치석들은 남아있는다. 얕은 부분만 치유되면 염증 원인들이 갇혀있는 형태로 부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후속 잇몸치료가 더 필요하다.

Q6. 잇몸치료는 얼마나 자주해야 하나?

잇몸치료는 스케일링처럼 정해진 기간이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한번 치료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치주염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유지관리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잇몸치료 이후 의사와 환자의 협업이 중요하다.

치주과 의사가 잇몸치료를 아무리 철저히 해서 세균을 잘 제거하더라도, 환자가 구강위생 관리를 소홀히 하면 세균이 다시 쌓이고, 염증이 재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한번 치주염이 생기면 치유가 되더라도 치아와 잇몸 사이가 이전보다 밀접하게 붙지 못하고, 느슨해진다. 치주염에 더 취약한 환경이 되는 것이다. 치료 후에는 전문가 설명에 따라 구강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의사와 정기적으로 스케일링 약속을 잡고 함께 협업해 유지관리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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